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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이야기

한국와 미국의 FA계약

부로(富老, Bro) 2021. 12. 14. 05:40

정규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이나 트레이드 등이 이루어지는 것을 스토브리그라고 한다. 야구를 못하는 추운 날씨에 이루어진다하여서 그렇다. 올해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후끈 달아오르더니만 금방 꺼져버렸고, 이제 우리나라에서 스멀스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선수가 대형계약을 한다고 나 밥 사주지 않아도 재미가 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도 있는 법. 나처럼 관심 있는 팬들이 있기에 누가 어느팀과 어떤 조건에 계약할지 계속 기사가 쏟아진다. 실제 계약을 하고 그 팀의 유니폼을 입고 팀 관계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을 때가 공식 계약, 요즘 말로 오피셜(Official)계약이다. 오피셜이 뜨기 전에 온갖 추측성 기사가 난무하는데, 지인에게 들었다고 하여 지피셜, 어느 역에서 어느 선수를 봤다고 하여 역피셜, 이도 저도 아니고 스스로 망상에 빠져 어느 순간 그렇다고 믿는 뇌피셜도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도 다르지 않아서 이번 FA 계약 대상자 중 최고의 계약이 예상되는 카를로스 코레아는 전 휴스턴 감독이자 현 디트로이트 감독인 힌치 감독과 밥을 먹는 장면이 찍혀서 화제가 되었다. 야구를 할 수 없는 추운 겨울에도 연일 기사거리를 제공해주니 기자들에게는 참 고마운 일이다.

 

FA계약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가장 좋은 계약조건을 제시한 팀과 계약하게 된다. 보상금, 보상선수, 지명권 손실 등 다른 팀으로 이적할 때 부가적으로 붙는 조건이 한국과 미국이 차이가 나지만 계약 당사자 선수는 상관없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선수본인은 그저 머니머니해도 머니(Money)가 최고이다. 더불어 요즘은 긴 선수생활을 보장해주는 것이 중요한 요구조건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10년 이상 계약도, 비록 소수의 거물급 선수에 해당하지만, 나오지만 우리나라는 최장 6년 정도 계약이 이루어진다. 우리는 흔히 팀에 대한 충성심(Loyalty)이 당연하고 선수도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여기지만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그런 건 없다고 본다. 있어도 돈 위에 있고 이를 잘 포장하는 것도 능력이다.

 

계약조건 중에서 트레이드거부권을 삽입한다든지, 2년 혹은 3년 후에 선수가 원하면 다시 FA를 선언할 수 있다드니 하는 조건은 아직 국내 야구에서 본 적이 없다. 거액을 쓰는 구단 입장에서 불리한 조건이나 이는 오랜 역사를 가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권리를 늘리기 위하여 노력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선수협의회가 있고 꾸준히 노력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 좋아지리라 기대한다.

 

다른 팀과 FA 계약을 맺고 이적한 선수가 상대편의 유니폼을 입고 예전 홈구장에 섰을 때 기립박수로 환영해 주는 장면을 미국야구에서 이따금 볼 수 있다. 최근에 본 장면으로는 세인트루이스 구장에 엘에이 엔젤스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푸홀스였다. 덤덤하게 핼맷을 벗어 인사하는 푸홀스에게 관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냈고 매 타석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과거에 우리팀에서 잘 해준 그 자체로 공로가 크기에, 영원할 수 없는 팀을 다시 시작하도록 이끌어주었기에, 내가 사랑했던 선수가 더 좋은 계약을 맺고 더 행복하게 야구하길 바라기에 절로 일어나서 박수를 치고 싶은 것이다. 훈훈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장면들이 모여 역사가 되고 품격을 만들어 낸다.

 

올해 우리야구는 실력에 비해 머니가 뻥튀기되어있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다만 계약은 구단이 하는 것이기에 금전적 이득과 손해를 보는 것은 구단뿐이다. 선수들이 노력한 만큼 권리와 대우를 보장받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그에 걸맞는 품격을 보여준다면 앞으로 우리도 멋있는 역사를 만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야구가 일년내내 따뜻한 리그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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