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야구이야기

관리야구와 자율야구

부로(富老, Bro) 2021. 12. 11. 09:19

엘지 이광환 감독이 자율야구를 추구하던 시절을 기억한다. 선수들의 관리를 최소화하고 선수들의 재량에 최대한 맡기는 방식이었다. 프로선수들쯤 되면 각자 알아서 할 수 있는 선수들이고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경기력을 떨어뜨린다는 논리였다. 겨울에는 얼음을 깨고 극기 훈련을 하는게 정신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멋있다며 당연하게 생각하던

시절이니, 니들 하고싶은대로 해 하는 것은 굉장히 신선했다. 물론 화제가 되었던 이유는 당시 엘지의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관리야구의 대명사는 누구일까. 누구나 김성근 감독을 떠올릴 것이다. 되는대로 갈궈야 실력이 나온다는 논리다. 수 없이 많은 공을 던지게 하고, 토가 나올 정도로 땅볼을 받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실력이 는다는 것이다. FA 계약으로 수십억 연봉을 받았던 한화 정근우 선수도 김성근 감독을 다시 만나 그라운드에 뒹굴어가며 공을 받아야 했다. 지금 대부분의 평가는 너무 가혹하다 싶은데, 역시 성적이 날 때는 추앙받았으며 한 때 꼴찌팀의 구세주로 여겨지기도 했다.

정답은 없다. 어느 쪽이든 성적이 나면 최고의 대접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버려진다. 경기가 끝나도 팬들의 욕은 끝나지 않기에 야구는 결과이다. 나 자신에게 한없이 관대하지만 내가 응원하는 팀에게 나는 관대하지 않다.

 

이는 비단 야구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코로나가 처음 퍼지기 시작했을 때, 마스크가 유일한 방어 수단이라고 믿던 시절, 약국에 가도 도저히 마스크를 살 수가 없으니 마스크 판매를 통재하라고 했다. 외국의 어디어디는 어떻다더라 이런 근거를 댔다. 그래서 생산을 감독하고 수출을 막았다. 위기상황이라는 공감은 있었으나 이익이 막힌 사람들의 불만도 존재하였다. 누군가 시장경제 사회에서 물품의 생산과 분배를 통제하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코로나가 줄어들면 잠잠하였다가 늘어나면 다시 불만을 표시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관리가 몸에 배었다. 누가 무엇 무엇을 하라고 정해주고 그대로 따르고 성적을 받는 생활에 익숙했다. 나보고 알아서 하라며 내버려 두면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은 중학교에 입학하여 매를 놓으셨던 시점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팀장님이 주인 의식을 가지라고 한 적이 있다. 알아서 하라는 뜻인가? 내 주장을 펼치다가 가로막힌 적이 있다. 너는 왜 그렇게 생각을 하냐며 나무랬다. 그럼 시시콜콜 다 물어봐서 일을 해야 하나? 나중에 알고 보니 답은 이미 정해져있고 그 답으로 결과가 나왔으면 칭찬을 받고 아니면 비난을 받는 것이었다.

 

정답은 없지만 오늘도 눈을 떠야 하고 밖에 나가서 부딪쳐야 한다.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날이 야구가 끝나는 날이라고 했지만, 야구는 끝나지 않고 잠시 휴식할 뿐이며 내년이면 다시 시작될 것이다. 오늘 퇴근하여 오늘을 마무리하여도 또 내일 만날 것이고, 번개같은 주말이 지나가면 다시 월요일이 온다.

 

정답이 없으니 어느 것이 옳다고 피곤하게 싸우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대로 자기길을 가면 좋겠다. 결과로 평가할거면서, 평가가 끝나면 나보고 책임지라고 할거면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옭아매는 것은 옳지 않다. 

'야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격은 3할 수비는 9할  (0) 2021.12.15
한국와 미국의 FA계약  (0) 2021.12.14
강속구와 고음(高音)  (0) 2021.12.10
에이스의 조건  (0) 2021.12.09
트레이드 거부권  (0) 2021.12.08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6/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